◈ 엄마가 키워줘야 하는 기억력의 비밀
무심코 한 말을 아이가 기억하고 있을 때, 엄마조차 까맣게 잊은 일을 떠올리는 모습을 보면 '우리 아이가 기억력이 좋은가?' 싶은 생각이 들죠.
기억력은 어떻게 발달할까?
15 months : 자신을 기억하는 시기
생후 14개월 이전 아이들은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봐도 자기 자신임을 알지 못합니다. 자신을 기억하고 자아를 인식하는 것은 15~18개월경입니다. 자기 얼굴을 기억할 수 있게 되면서 기억력에도 놀라운 변화가 시작합니다. 이때는 짧은 시간 동안 저장되는 단기기억이나 감각기억, 절차기억으로만 남습니다.
3 years : 기억력이 시작되는 시기
'나'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자신이 주변의 세계와 독립된 존재임을 알게 되고, 눈앞의 사물이 사라져도 계속 존재한다는 걸 인지하는 대상영속성 개념도 생깁니다. 또한 단기간 기억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저장할지 말지 판단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 '해마'가 급속도로 발달해 뇌를 연결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연결망도 넓어집니다.
뇌 발달과 자아상 형성이 모두 이뤄지기 때문에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장기기억을 가질 수 있으며, '싫어', '안 해' 같은 말을 하면서 떼를 쓰거나 고집을 부리기도 합니다.
6~12 years : 기억력 발달에 중요한 시기
전두엽 발달이 완성되는 시기라 기억력 발달도 절정기를 이룹니다. 전두엽은 다른 뇌 부위와 달리 거의 발달하지 않는 상태로 태어나 언어중추가 발달하는 만 3세부터 발달하면서 13~17세에 폭발적으로 성장합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 기억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좋은 뇌를 원한다면 6~12세를 잘 보내야 합니다.
뇌는 신경세포나 신경회로를 성인기에 필요한 양보다 50% 정도 더 만들어내 청소년 시기(13~17세)가 되면 필요 없는 것들은 솎아내는데, 6~12세의 경험을 통한 적절한 자극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학습보다는 직접 만지고 느끼며 사고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좋습니다.
유아기 기억력 향상 노하우
1. 다양한 반복 경험이 중요합니다.
유아기 아이들에게 필요한 언어나 지식을 가르칠 때는 자주 노출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 그러나 무조건적인 반복 학습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눈으로 보게 하고, 귀로 듣게 하고, 손으로 만질 수 있게 하고, 냄새를 맡게 하고, 맛보게 하는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가르쳐줍시다.
2. 놀이처럼 즐거운 분위기 조성하기
아이가 어떤 개념을 익히고 받아들이는 데 있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긍정적일수록 훨씬 더 잘 기억합니다. 그래서 놀이를 통한 학습이 중요한 것입니다. 놀이는 아이를 즐겁게 해 주므로 정보를 받아들이기 쉽고 기억에도 오래 남습니다.
3. 스토리텔링을 통한 매핑으로 기억의 틀 만들기
그림책의 이야기를 주제로 아이와 대화를 나눠봅시다. 동화 줄거리에 아이가 살을 붙여보게 하고 주인공이 되어 스토리를 이끌기도 하는 등 아이의 머릿속에 그 장면을 상상하면서 매핑, 즉 지도화하는 연습을 해보면 좋습니다.
기억은 '입력'과 '인출'로 이뤄져 잘 입력시켜야 장기기억으로 넘어가는 학습 능력이 잘 인출됩니다. 매핑은 기억의 큰 틀이 되며 아이의 언어능력, 학습 능력, 기억 능력, 두뇌 발달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TIP. "기억하지 못하는 유아기의 기억이 더 중요합니다."
만 3세 이전은 대부분 절차기억으로 훗날 아이가 회상하거나 상기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아이의 인생에 영향을 끼칠 수는 있어요. 기억하지 못하는 무의식이 형성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아이가 병원에 갔던 것과 그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잊었지만, 병원에 갈 때마다 뭔가 감정적으로 불편하거나 불안한 느낌이 들 수 있으니까요. 이는 사람에 대한 기억도 마찬가지입니다.
절차기억에서 생존 가치가 있는 감정. 즉, 자신에게 불안감을 준 원인이나 부정적인 기억, 트라우마 등은 기억으로 남아 있게 되죠.
따라서 유아기에는 자아 인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절차기억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려 하고 자신을 돌봐주는 양육자와의 관계에 대한 기억, 상호작용 등이 몸속에 남아 있게 됩니다.
3세까지의 경험을 통해서 아이는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기고 관계를 맺는 방법도 배우지요. 이것이 엄마가 만들어주는 유아기 경험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기억력을 높이는 생활 팁
1. 하루 1잔의 우유가 뇌를 건강하게 합니다.
양질의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는 것은 기억력 향상에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우유는 하루 1잔씩 꾸준히 마시면 기억력과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우유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무기질, 비타민 등을 비롯해 114가지의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된 식품입니다.
우유의 유당에는 뇌 신경계의 구성 성분인 갈락토스가 들어 있는데, 여기에 함유된 포도당은 뇌를 가동하게 시키며 칼슘•마그네슘•아연 등의 체내 흡수를 촉진하는 역할도 합니다.
그 밖에 단백질과 지방산도 뇌의 정상적인 성장을 도와 인지 기능을 높이고, 비타민 또한 두뇌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신경 전달물질 합성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2. 음식은 최소 20~30번 씹어 먹게 합니다.
엄마들이 자주 말하는 '음식 꼭꼭 씹어 먹기'에는 놀라운 과학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위아래 어금니가 부딪치면 '교근'이라 불리는 턱 근육이 움직이게 되는데, 이 교근은 뇌신경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턱을 움직일 때마다 뇌를 자극하고 혈류량 또한 7배 이상 증가해 뇌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는데, 이 산소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 가장 많이 전달되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줍니다. 최소 20~30번씩 씹어야 뇌에 자극이 시작되므로 음식은 꼭꼭 씹어 먹게 하면 좋습니다.
3. 아침 식사는 꼭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탄수화물은 뇌를 움직이는 유일한 에너지원에 속합니다. 뇌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뇌가 활발히 움직이려면 포도당이 꾸준히 공급되어야 합니다.
세끼를 잘 챙겨 먹되 특히 아침 식사를 거르지 말 것. 그 밖에 단백질과 비타민, 칼슘•철분 등 무기질도 뇌 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원료이므로 골고루 섭취해야 합니다.
단, 영양 균형이 잡힌 식사라도 너무 많이 먹으면 뇌가 피로해지고, 반대로 너무 적게 먹으면 에너지가 부족해 기억력과 집중력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므로 적당히 먹도록 합니다.
4. 하루 20분 낮잠을 재운다.
낮잠은 컴퓨터를 재부팅한 것처럼 뇌의 원기를 회복시켜 학습 용량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본 메이젠 고등학교에서 실험한 연구 결과와 미국 캘리포니아대 매튜 워커 박사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낮잠을 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집중력이 높고 기억력도 좋다는 것. 낮잠이 기억력을 비롯한 두뇌 활동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이유는 인간의 생체리듬과 관계가 있습니다.
뇌는 활동 후 8시간이 지나면 지금까지 받아들인 정보를 정리하고 새로 받아들일 정보를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짧은 낮잠을 통해 뇌를 쉬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5. 걷기, 수영, 달리기가 최고!
운동은 뇌 구조에 변화를 일으킵니다.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하면 뇌가 활성화되고 신경세포와 세포 간의 연결이 활발해져 기억력 향상 등 두뇌 활동에 변화를 불러옵니다.
운동을 하면 뇌로 공급되는 혈액량도 많아져 뇌 전체 활동도 활발해집니다. 몸속 혈액량이 풍부해지면 뇌에도 많은 혈액이 공급되고 영양이 많아질수록 뉴런이 활성화되어 두뇌 회전 또한 빨라집니다.
산소 소비량이 큰 유산소 운동인 걷기, 수영,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이 추천 운동. 몸속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이 뇌에서 생기는 신경 영양물질의 생성을 촉진하여 집중력, 사고력, 기억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6. 패스트푸드•인스턴트식품은 NO!
소금과 인공조미료, 지방이 많은 인스턴트식품 등 건강에 나쁜 음식은 기억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니 되도록 멀리하고 채소 위주의 건강한 식단을 챙겨 먹입시다.
끼니마다 과일과 채소를 두 종류 이상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튀김 감자보다는 구운 감자를, 가공식품이 첨가된 반조리 음식이나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는 음료수 대신 신선한 채소나 과일 주스를 먹이는 것. 비만 예방은 물론 주의력 향상에도 도움이 됩니다.
기억력 UP! 함께 하는 놀이
2 years~
◈ 까꿍! 장난감 어디 있지?
장난감을 아이에게 보여주다가 위에 수건을 덮어 감춰봅니다. 그러면 아이는 수건을 벗겨 장난감을 찾아낼 수 있는데, 이는 사물이 눈앞에서 사라져도 계속 존재한다는 걸 인지하는 '대상영속성' 개념이 생겼기 때문. 이러한 까꿍 놀이는 인지력과 기억력을 발달시킵니다.
◈ 말랑말랑 점토 놀이
부드러운 점토로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 봅니다. 길쭉하게, 둥글게 빚어보며 점토가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갖가지 모양을 직접 만들며 이야기를 나누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3 years~
◈ 보물찾기
온 가족이 모여 술래와 보물을 정합니다. 그다음 술래는 집 안 곳곳에 보물을 숨기고 다른 가족들은 모두 눈을 감고 보지 않습니다. 아이는 보물 숨겨놓은 곳을 기억하고, 다른 사람들은 보물 숨긴 곳을 추측해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두뇌 활동을 촉진하고 관찰력과 집중력도 기를 수 있습니다.
◈ 페트병 마라카스 악기 연주
페트병에 콩, 모레, 쌀을 각각 넣고 흔들어 나는 소리를 들어보고 내용물이 무엇인지 알아맞히는 놀이를 해봅시다. 노래를 부르며 악기처럼 연주를 해봐도 재밌습니다. 청각을 자극하며 집중력과 표현력, 리듬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
4 years~
◈ 스토리텔링
장면을 상상하면서 그림책을 읽으면 앞쪽 뇌가 뒤쪽 뇌에 저장된 정보를 끌어내 사고를 하므로 뇌 전체를 자극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그러니 엄마가 일방적으로 책을 읽어주기보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습니다. "네가 만일 로빈 후드라면 어떻게 할 거야?"라고 질문해 아이가 그림책의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만들어보게 할 것.
◈ 낱말 퀴즈 놀이
아이와 낱말 맞히기 놀이를 해봅시다. 엄마가 하나의 낱말을 정하고 "동그란 모양이야", "벽에 거는 거야" 식으로 한 번에 하나씩 설명을 해줄 것. 이때 아이는 앞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어야 정답을 맞힐 수 있습니다. 알아맞히면 상품을 주거나 편을 나누어 대결하는 등 즐겁게 놀이해 봅시다.
출처 : 베스트베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