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 밖에만 나가면 말이 없어지는 아이 왜 그럴까요?
◈ 아이의 타고난 기질을 존중해 주세요.
흔히 말 잘하고 사교성 뛰어난 아이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인정받을 거라는 사회적 통념이 있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엄마들이 아이를 외향적인 성격으로 키우려는 강박증이 있는 건 아닐까요.
아이가 의사소통에 스트레스를 받고 불편함을 느낄 정도라면 당연히 원인을 찾아내 고쳐주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정말 표현을 잘 못하는 건지, 아니면 기질적으로 내향적인 아인지부터 살펴봅니다.
단순히 성격이 내향적인 아이라면 평소에 말이 없더라도 해야 할 말은 꼭 합니다. 아이의 타고난 기질을 존중하되,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임을 잊지 마세요.
기질적으로 예민하고 불안이 큰아이
"잘 모르는 곳에서는 입이 떨어지질 않아요"
누구나 낯선 환경에 가면 불안감을 느낍니다. 특히 기질적으로 예민하고 쉽게 불안감을 느끼는 아이라면 증상이 더 심해집니다. 이런 아이들은 아기 때부터 깜짝깜짝 잘 놀라고 낯가림이 심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익숙한 공간이 아닌 외부로부터 오는 대부분의 자극을 불편해합니다. 소리는 물론 새로운 감촉, 심지어 눈빛 접촉도 스트레스의 요인이 되기 때문에 낯선 사람을 만나면 엄마 뒤로 숨어버립니다.
- solution
아이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조금씩 바깥 환경을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집에서 혼자 블록 놀이를 즐기는 아이라면 블록이라는 '익숙한' 매개체를 갖고 공원으로 나가봅니다.
놀이를 즐기며 공원에 있는 다른 사람과 환경에 눈길을 주며 외부 세계로 문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혹은 아이와 비교적 친한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 함께 놀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익숙한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을 접하게 하거나, 반대로 새로운 장소에 익숙한 사람과 함께 가는 등 아이의 영역을 차츰 넓혀줍니다.
통제 욕구가 큰아이
"어라? 가만히 있으면 사람들이 나한테 맞춰주네?"
말 안 하고 토라진 듯 가만있거나 조용히 엄마 뒤로 숨어버리면 주변에서 먼저 "어머, 왜 그러니? 무슨 일 있니?", "우리 공주님, 뭐가 필요해?"하면서 아이의 기분을 맞춰 주게 됩니다. 아이가 표현을 안 하고 있으니 어른들 딴에는 안쓰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런 아이 중에는 의외로 통제 욕구가 큰아이들이 많습니다.
먼저 입을 다물어버림으로써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춰주는 순간을 즐기면서 동시에 스스로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집에서는 조리 있게 말도 잘하는 똑똑이가 낯선 환경에 처했을 때만 유독 말이 줄었다면 속된 말로 '간 보는 중'인 겁니다.
- solution
이 경우에 해당한다면 아이가 스스로 말하고 요구하기 전까지는 어른들이 알아서 '대신'해 주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멈추어야 합니다. 아이가 먼저 원하는 것을 표현하기 전까지 무심히 대하는 게 방법입니다.
무심하게 대하는 것과 관심을 끊고 차갑게 대하는 것은 명백히 다릅니다. 친척 집이나 낯선 곳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주변 어른들에게도 미리 아이가 말하거나 요구하기 전까지는 일상적인 관심은 보여주되 되도록 내버려두라고 언질을 주세요.
자의식이 큰아이
"잘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요"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유난히 신경 쓰는 아이, 다른 사람의 평가에 예민한 아이가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스스로 익숙하다고 여겨지는 상황 속에서 자신 있게 해내기 전까지는 굳게 입을 닫아버립니다.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관심, 인정을 받고 싶은 자의식의 욕구가 큰 나머지 오히려 새치름한 모습을 보이는 것. 이런 아이들은 낯선 환경에 처했을 때 그 환경에서 한 발짝 떨어져 주변인들을 면밀히 관찰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인정받고 관심을 끌 수 있는지 고민합니다. 주로 부모가 엄격한 편이거나 자녀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경우일 확률이 높습니다.
- solution
평가는 금물입니다. 그리고 잘 해내든, 그렇지 못하든지 과정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못하는 모습도 너의 모습이고, 처음부터 누구나 잘할 수 없으며 노력해야 한다고 다독이고 격려해줍니다.
이런 경우라면 알게 모르게 엄마가 먼저 아이에게 '잘할 것'을 강요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잘해야 한다'보다 '그 정도면 괜찮아. 잘했어'라는 말을 더 많이 해줍시다.
또한 아이에게 말 좀 하라고 닦달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안 그래도 아이는 긴장하고 불안한 상태입니다.
그런 아이를 두고 "얘는 원래 그래요", "밖에 나오면 말을 잘 안 해요"라고 단정 짓는 말을 해버리면 아이는 입을 열기 더 힘들어집니다. 또 말을 안 한다고 아이가 해야 할 말을 대신 해주는 것도 금물입니다.
Tip. 아이의 불안 이해하기
수줍음과 낯가림이 심한 것은 기질적 특성으로 볼 수 있습니다. 수줍음은 사회적 상황에서 상호작용을 회피하거나 과묵해지고 행동을 억제하려는 특성입니다. 수줍음과 행동을 억제하는 기질적 특성을 지닌 아이는 낯선 상황에서 쉽게 긴장하고 불안을 느낍니다. 밖에 나가 낯선 사람을 만나면 바로 엄마 뒤고 숨고, 집에서는 수다쟁이며 쾌활하다가도 친구들과 같이 있으면 어울리지 못하고 말수가 없어지는 게 특징입니다.
- Coaching
◈ 함부로 멍석 깔지 않는다
수줍음이 많이 아이에게 "너도 노래해 봐", "너도 나가봐"라며 강요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아이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으면 불안이 더욱 심해지고 한 번 사람들 앞에서 창피함을 느끼면 이후 발표 불안이나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 못났다는 메시지를 주지 않도록 한다
불안한 아이는 다른 사람의 반응, 특히 부모의 반응에 무척 민감하기 때문에 부모의 말투와 표정을 금세 알아차리거나 과잉 해석합니다. 그러니 아이의 태도가 못마땅하더라도 내색하지 말고 "지금은 보여주고 싶지 않구나" 혹은 "다른 사람들한테도 보여주고 싶을 때가 있겠지?"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게 좋습니다.
◈ 다른 아이를 평가하는 말을 삼간다
부모가 다른 아이를 평가하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자신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신경 쓰게 됩니다. 아이의 기를 살려주려고 하는 "저 애가 너보다 못하네. 네가 더 잘할 텐데" 식의 평가•비교하는 말은 삼가도록 합시다. 그 대신 "열심히 하는구나", "연습을 많이 했나 봐" 등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습니다.
◈ 상황극으로 연습한다
아이에게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라고 자꾸 지시하기보다 상황극을 통해 미리 이러한 상황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역할 놀이를 해보는 게 효과적입니다. 아이와 어떤 상황을 미리 정한 다음 인사하기, 질문하기, 같이 하자고 말해보기, 도와달라고 말하기 등을 놀이하듯 연습하게 합니다.
출처 : 베스트베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