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다가도 뒤집고, 쉬지 않고 뒤집기를 반복하는 이유는?
◈ 뒤집기 지옥? 아기에게 다 계획이 있다!
뒤집기는 대근육 발달 과정 중 중요한 단계입니다. 아기의 근육 발달은 두뇌 발달과 더불어 머리 쪽에서 다리 방향으로 이뤄집니다. 생후 3개월경 목을 가눌 수 있게 되고 팔 근육과 등 근육이 차례로 발달하며 뒤집기를 위한 준비를 하게 됩니다.
뒤집기를 위한 근육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으면 앉거나 일어서기 등을 하기 위한 다리 근육 역시 제대로 발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뒤집기는 아기의 시야가 바뀐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지금껏 누군가 안아주지 않는 이상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다가 스스로 몸을 뒤집으면서 어른처럼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시야가 넓어진 만큼 주변을 탐색하는 것 역시 수월해집니다.
◈ 6~7개월엔 뒤집기 완성
뒤집기는 일반적으로 생후 4~5개월에 시작해 늦어도 6~7개월이면 완성됩니다. 아기마다 개인차가 커서 빠르면 생후 3개월에 뒤집기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흔히 목의 힘을 길러주는 터미타임을 자주 가지면 목과 팔의 근육이 좀 더 신속히 발달해 뒤집는 시기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뒤집기에 사용되는 대근육의 발달은 두뇌 발달과 연관된 근육이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정상 범위에만 있다면 조금 늦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 이른 시기에 한다고 이후 신체나 두뇌 발달에 영향이 가는 것은 아니므로 일부러 뒤집기를 유도할 필요는 없습니다.
되집기의 경우 체중이 많이 나가면 좀 더 시간이 걸리지만, 일반적으로 뒤집기를 시작한 후 1~2개월 지나면 자연스럽게 성공하게 됩니다. 다만, 생후 7~8개월이 되어도 뒤집기를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발달 지연은 아닌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 자꾸 뒤집는 데도 이유가 있다
아기가 뒤집기를 시작하면 엄마들은 흔히 '뒤집기 지옥'이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한 번 뒤집기에 성공한 아기가 시도 때도 없이 자꾸 뒤집기 때문입니다. 아기가 자다가도 뒤집기를 하다 울거나 짜증 내는 바람에 잠을 설쳤다는 하소연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초기엔 낑낑거리며 못 뒤집어 지옥이고, 엉덩이와 어깨까지 뒤집는 단계에 도달해도 몸에 깔린 팔을 빼지 못해 지옥, 혼자 뒤집기에 성공해도 고개를 오래 들고 있기 힘들어 지옥, 되집기 못해 또 지옥에 빠진다는 푸념은 경험자라면 격하게 공감할 것입니다.
뒤집었던 몸을 다시 돌리는 단계는 근육이 조금 더 성장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뒤집기와 되집기가 마음대로 되기까지 약 1~2개월간은 안정적으로 뒤집지 못하거나 몸을 되돌리지 못해 버둥거리는 일이 빈번하게 생깁니다. 하지만 아기는 이렇게 힘겨워하면서도 자꾸만 뒤집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처음 무언가를 배울 때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처음 자전거나 수영을 배웠을 때, 처음 컴퓨터 타자를 배웠을 때 자꾸만 배운 동작이나 포즈가 생각나고 심지어 꿈속에서도 배운 것을 따라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아이 역시 새로 익힌 기술을 자꾸 써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자다가도 뒤집기를 시도하는 것입니다.
Q. 한 방향으로만 뒤집는 아기, 괜찮을까?
뒤집는 방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흥미 있는 것이 있는 쪽으로 더 잘 뒤집을 수 있으며, 뒤집을 때 더 편하거나 잘되는 방향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지나면 아기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 어디로든 자유자재로 뒤집고 되짚을 수 있게 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일정 기간이 지나도록 한 방향으로만 하고, 반대편으로는 전혀 뒤집지 않는다면 반대편 근육의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 안전한 뒤집기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아기가 낑낑거리며 뒤집기를 시도할 때 엄마는 어깨를 살짝 밀거나 끼어 있는 팔을 빼는 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혼자 뒤집기를 시도하고는 몸을 되돌리지 못해 힘들어한다면 다시 눕혀줍니다. 단, 이런 도움이 아기의 발달을 조금 빠르게 진행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눈에 띄게 빨라지는 것은 아니니 아기 스스로 잘 시도한다면 굳이 훈련하듯 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잠자다 뒤집는 바람에 자주 깬다면 뒤집기 방지용 쿠션이나 두꺼운 수건을 양옆에 받쳐 몸을 지지해 줍니다. 하지만 이 역시 힘이 생기고 되집기까지 잘할 수 있게 되면 소용없어집니다. 한창 뒤집기 연습을 하는 1~2달만 잘 넘기면, 아기는 자다가 뒤집어도 스스로 다시 되짚어 이리저리 뒹굴며 자신에게 편안한 자세를 찾아갑니다. 이때 아기의 잠자리 환경에 좀 더 신경 써야 합니다.
아기가 뒤집으면서 좀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므로 신생아용 침대보다는 좀 더 넓고 굴러도 떨어질 염려가 없는 곳에서 재웁니다. 만에 하나 질식 사고 위험을 대비해 매트리스나 이불은 너무 푹신하지 않은 것을 사용합니다. 영아돌연사증후군은 대개 목을 가누기 힘든 2~4개월 이전에 집중됩니다.
뒤집기를 하려면 목을 가눌 수 있어야 하므로, 이미 뒤집기를 하는 4~6개월 아기에게는 영아돌연사증후군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 하지만 아기가 뒤집으면서 몸이 끼거나 눌리지 않도록 주변의 위험한 물건을 치우는 등 안전한 잠자리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 앙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