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 번아웃, 육아 우울증, 산후 우울증 차이점 및 극복 방법
1. 신생아 시기가 지나도 우울감이 계속된다면 산후우울증
출산한 여성 10명 중 8명 정도는 산후우울감을 느낍니다. 새 생명의 탄생으로 찾아오는 기쁨도 잠시, 3~4일 정도 있으면 크고 작은 불안감과 우울감이 찾아오는데 이는 출산으로 인해 급격히 변화하는 호르몬 때문에 정신적으로 취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급격한 신체 변화와 육아스트레스, 모유수유에 대한 스트레스 등은 우울감을 증폭시킵니다. 산후우울감은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크지만 대부분 일상에 장애가 있을 정도는 아니며, 출산 2주 정도가 지나면 사라집니다.
그런데 아이가 신생아시기를 지날 무렵 이 우울감이 더욱 심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산후우울증(postpartum, periparturn depression)으로 분류합니다. 우울감이 지속되면서 불면증과 식욕감소가 나타나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아이를 돌보는 것은 물론 기본적인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산후우울증은 산모 10명 중에 1~2명이 경험할 만큼 흔한 증상이며,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동안 지속됩니다. 산후우울증을 1년 이내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우울증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산모와 가족들의 경각심과 극복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2. 육아 스트레스 때문에 찾아오는 육아 번아웃과 육아우울증
육아 번아웃이란 육아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로 무기력증•자기혐오 등에 빠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 중에는 출산 1년 후 이러한 번아웃이나 육아우울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산후우울증이 출산 1년 내 호르몬 영향으로 찾아온다면, 육아우울증은 육아번아웃, 육아스트레스로 인해 찾아오는 우울증입니다. 육아 우울증은 가족 중에 우울증을 앓은 사람이 있거나, 산모가 어린 경우, 아이의 기질이 까다로운 경우에 더욱 발생하기 쉽습니다. 육아로 인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여성에게서 발견되는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 육아우울증 증상
▶ 기분이 가라앉아 매사에 의욕이 없다
▶ 하루 종일 잠을 자고 싶거나, 밤엔 잠이 잘 오지 않는다
▶ 입맛이 없어서 체중이 줄거나, 폭식을 해서 체중이 늘었다
▶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른다
▶ 죄책감을 자주 느낀다
▶ 불안하고 초조해서 안절부절못하게 된다
▶ 나는 엄마 자격이 없는 것 같다
▶ 아이의 건강이 지나치게 걱정된다
▶ 종종 아이를 해칠지도 모른다는 강박적 생각이 든다
3. 이럴 때는 병원에 가야 해요
자신이 육아우울증이라고 생각되며,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가를 만나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것을 권장합니다. 우울증은 한 번 겪으면 50~80% 재발을 경험하며 치료하지 않으면 30%는 1년 후에도 심한 우울감과 불안을 경험하게 됩니다.
병원에 가면 약물치료가 이어질 것이라 생각해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정신과에서는 비약물 치료도 많이 진행합니다. 부정적 사고방식을 확인하고 수정하는 '인지행동치료'만 받아도 치료효과가 1~2년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재발률 또한 꽤 많이 낮출 수 있습니다.
4. 육아우울증은 불안정 애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기와 주 양육자 사이에 형성되는 초기 애착은 아기의 성격과 사회생활에 매우 중요합니다. 건강한 애착은 보호자의 민감성과 알맞은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되는데 주 양육자가 우울증을 앓고 있을 경우 의욕이 부족해 아이의 요구를 회피하기도 하고, 종종 쉽게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아기를 방임하거나 분노를 표출하는 엄마에게서 자라난 아이들은 '혼란애착' 성향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란애착의 아기들은 엄마를 두려워해서 엄마와 함께 있기를 원하지 않고, 혼란스러워합니다. 성장한 후에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타인과 관계 맺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게 될 수 있습니다.
5. 수면패턴, 식사패턴부터 조절해야 합니다
아이를 돌보는 엄마들은 자신의 생리적 욕구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를 보느라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일상이 지속되면 어느 순간 과부하가 걸려 뇌 호르몬에 빨간불이 켜지고 감정 컨트롤을 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때 양육에 있어 도움을 주는 남편이나 부모님은 큰 도움이 되지만 그럴 수 없는 환경에 있는 엄마는 우울증을 경험하기 쉬운 환경이 됩니다.(도움을 받기 어려운 환경일 경우, 혼자서 육아가 너무 버겁다면 아이를 일찍 영유아 어린이집 0세 반에 입소하여 전문가에게 일정시간 보육을 맡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6. 양육 죄책감도 점검
2010년 서울대학교에서 만 5세 이하 엄마 약 3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가 있습니다. 이 조사에서는 실험자들에게 "가장 행복한 상황은 언제인가요?"라는 질문을 했는데 "자녀를 돌볼 때"가 1위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우울하고 피곤하다고 느끼는 상황은 언제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많은 답 역시 "자녀를 돌볼 때"였습니다.
이 조사결과가 의미하는 것처럼 육아는 분명 행복하면서도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종종 아이가 귀찮고 밉다고 느껴지거나, 자기도 모르게 체벌을 했을 때 스스로를 채찍질하게 되는데 이는 엄마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됩니다. 이를 '양육죄책감'이라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양육방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양육죄책감이 높은 부모는 종종 아이를 과잉보호하거나 공격적으로 대하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해서 죄책감이 든다면 아이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하고 고치려고 노력하면 부모는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습니다.
7. 육아우울증 극복 7 계명
1) 엄마는 원래 우울증에 취약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 주세요. 우울증은 사치스러운 것이 아니고, 자신의 성격이나 능력 문제로 야기된 것도 아닙니다. 육아가 항상 즐거운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입니다.
2) 엄마인 내가 잘 먹고 잘 자는 것, 건강한 것은 생각보다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의 가치를 외면하지 말아 주세요.
3) 세로토닌 호르몬을 많이 만들어야 우울감이 사라집니다. 햇빛이 있는 오후에는 짧게나마 산책길에 나서는 것을 권장합니다.
4) 하루 중 단 30분이라도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세요. 남편이 퇴근한 직후도 좋고, 남편이 아이를 목욕시키는 시간, 아이가 잠든 직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시간만큼은 아이와 관련된 것들에서 벗어나 마음을 환기해야 합니다.
5) 종종 아이가 미워 보이는 것도 당연합니다. 다만, 부정적 감정을 아이에게 표현하면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이 되어 악순환이 되니, 일단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에 집중하여 육아원칙을 지키는 것보다 엄마의 마음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6) 남편, 친정, 시댁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조부모님과 자주 어울리게 하는 것은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도 좋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무한한 사랑과 지지를 보내주는 조부모님과 함께 있을 때 부모에게서 느끼지 못하는 정서적 안정감을 얻기 때문입니다.
7) "육아는 이렇게 해야 한다", "엄마라면 이래야 한다"는 외부의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지 않고 나는 이미 충분히 좋은 엄마라고 생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출처 : 압타클럽